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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원 올해의 교사상 수기 |
법조선교부 회원여러분께
평안하시지요,
법조선교부에서 이번 토요일(10월22일) 고봉중고등학교(소년원)에 방문합니다.
방문에 앞서 고봉중학교에 국장으로 계시는 김희관 집사님이 ‘소년원 올해의 교사상’을 받은 수기를 법조선교부 회원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아래의 내용(또는 첨부파일)을 참조하여 주시고, 회원 여러분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고봉중고등학교 방문일정>
- 일시: 10월22일(토) 오전10시 고봉중학교 도착
- 장소:고봉중고등학교(경기도 의왕시 고천동 430번지/TEL:031-450-6150)
* 고봉중학교에서 집합입니다.(혹 교통편이 필요하신 분은 법조선교부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법조선교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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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과분한 사랑의 선물들
서울소년원 ○○○
#1 ○○○선생님께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가신다는 소리를 듣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 선생님 진짜 선생님은 내 영원한 멘토에요.
솔직히 3반으로 온 게 좋긴 하지만 조금 후회 되요. 1반에 계속 있을 걸 하고 생각해요. 반넘어간 뒤로 선생님이랑 이야기도 별로 못하고 조금 거리가 생긴듯해 후회 되요……. 선생님께 표현 못했던 것들이 아쉽네요.
하지만 제 가슴과 머릿속엔, 따뜻하고 아빠 같은 선생님 & 날 전도해주신 선생님 & 항상 감사했지만 감사하기만 해서 죄송한 선생님으로 남아 있어요. 이곳에서 나가서 헤어 쪽으로 일하면서 열심히 해서 선생님 머리 꼭 잘라 드릴게요. 제가 샾 하나 차리면 선생님은 영원한 VIP 고객님이에요. 그러니까 그때까지 연락하면서 지내야 되요.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한테 ‘나 이런 제자를 뒀다’며 자랑할 만큼 훌륭한 사람이 될게요. 솔직히 지금 심정은 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못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좀 들고 자신감은 뒤떨어지지만 열정은, 헤어에 대한 열정만큼은 넘치고 넘쳐나요. 지금은 헤어에 대해 지식도 없고 경험도 없고 있는 거라곤 자격증뿐이라 그렇지 밖에 나가서 계속 실력도 쌓아가서 꼭 헤어디자이너가 될 거에요. 약속해요
선생님께 이렇게 감사한 이유는 꿈을 갖게 해줘서 예요
선생님은 진짜 훌륭하신 선생님이예요. 그러니까 고봉 가서도 전도도 계속 해주시고 그곳에서도 좋은 선생님으로 남으셔야 되요.
제일 첫 번째로 선생님께 감사드린 게 하나님을 믿게 해주신 거예요.
선생님 호실 때는 매일 잠언 쓰고 하니까 못 느꼈는데, 8호실 오고 나서는 말씀도 가끔씩 보고 하니까 점점 마음에 질투가 생기고 욕심이 생기고 해서 제 자신이 변했다는 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성경학교 때 목사님 말씀 듣고 느꼈어요. 하지만 이 호실 와서는 아침저녁으로 기도는 매일 했어요. 아무튼 신앙을 갖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 선생님.
2011년 1월 10일 월요일 PM 08:07 정○○ 올림
#2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 선생님께
선생님 저 ○○이예요
이게 3번째 편지이자 마지막 편지인 듯하네요.
선생님은 저 나가는 날까지 언제나 옆에 계실 줄 알았는데 선생님이 이렇게 빨리 떠나신다니 솔직히 믿기지 않아요.
선생님은 밖의 선생님들과 다르셨어요.
밖의 선생님들은 절 인정해 주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더 공부도 안했고 더 방황했어요. 밖에서 학교 다닌 기억을 해보면, 항상 예쁨 받고 싶어서 튀는 행동하는 저와 그런 저를 쳐다보지도 않는 선생님들밖에 생각이 안나요.
그런데 선생님은 달랐어요.
전 선생님들은 다 똑같은 줄 알았어요.
선생님은 제가 튀는 행동을 안 해도, 있는 듯 없는 듯 항상 귀찮게 징징되도, 선생님은 모두 똑같이 대해 주셨어요. 그래서 더 공부를 하고 싶어졌고, 화나는 일이 있어도 슬픈 일이 있어도 선생님 때문에 입술 꽉 깨물고 눈물로 참아왔어요.
그리고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아빠의 느낌’을 받았어요.
할머니와 고모의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진정 아빠의 느낌은 처음이에요.
가끔은 선생님이 우리 아빠였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빠가 떠나는 것 같아 정말 힘들고 슬픕니다.
심정 같아선 선생님 못 가게 막고 싶지만 그렇게 안되니까요.
고봉 가서도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선생님은 제 생의 최고의 선생님이예요.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절대 저희 10호실과 김정은 잊지 마세요.
항상 선생님을 위해 기도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2011년 1월 10일 영원한 제자 김○○ 올림
위 두 편의 글은 제가 2011. 1. 17일자로 안양소년원을 떠나올 때 제자들로부터 받은 소중한 편지글입니다.
제가 근무했던 안양소년원은 매우 바쁩니다. 그곳에 근무하는 여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육아와 직장근무를 동시에 하면서도 학생교육, 생활지도, 각종 행사 참여, 당직 등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정말 열심히 근무하는 분들입니다. 2010년에 치른 굵직한 행사만 해도 KT&G 농구장 기증식, 영부인 방문, 정심 페스티발, 국회사진전시회 등이 있었는데 모두 훌륭하게 치러냈거든요.
이 분들의 도움 속에서 제가 텔레마케팅반 담임을 맡아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좋은 추억을 남기게 되었고, 그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의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가졌던 저의 교육적 소신과 생활지도 방법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교육적 소신
저는 1995년 3월 25일 처음으로 서울소년원에 발령을 받았습니다. 처음 보호직에 들어올 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확실히 모른 채 하루하루를 바쁘게만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인지 ‘저와 함께 지내고 있는 아이들이 참으로 안됐구나’ 하는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단순한 동정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예수님을 믿게 되면서부터, 아! 이곳은 나에게 ‘이들을 올바르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육성하라’고 주신 사명지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교육적 소신이 정립되었습니다. 그것은
첫째로, 예수님을 전하며 그 가르침을 따라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고
둘째로, 공부가 밥벌이의 기초가 되게 열심히 공부시키는 것이며
셋째로, 강한 체력을 길러 비록 돈이 없더라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길러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소신을 안양소년원에서도 그대로 실천하였는데, 부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먼저 나를 변화시킨 예수님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95년에 이 직장에 입사하면서 좋은 선배님의 전도로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술과 담배를 끊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속사람도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동안 저는 수많은 교육을 받아왔지만 예수님만큼 극적으로 제 삶을 변화시켜 주신 분은 없었습니다.
지금처럼 일등지상주의, 공부지상주의, 출세만능주의, 물질만능주의 풍조 속에서 가정과 학교에서 낙오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시켜 주실 분은 예수님 밖에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예수님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고 그 방편으로 잠언을 쓰게 하고 인터넷으로 큐티를 듣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기회 있을 때마다 말씀을 전했습니다. 더불어 학생을 지도하면서 정말 힘들고 답답해 벽에 부딪친 듯 해답이 없을 때는 기도도 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예수님은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움직이고 양심을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힘들 때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고 반항끼 있고 불량한 아이들이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떠나올 때 어떤 학생은 ‘이제 선생님 가시면 큐티는 누가 해주나요?’라고 하소연할 정도였으니, 예수님은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런 열정 있는 아이들 덕분에 저는 올해 교정선교사도상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둘째로 열심히 공부해서 밥벌이 하자는 것입니다.
제가 우리 애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잘못해서 소년원에 들어온 것도 나쁘지만, 이곳에서 빈둥거리다 퇴원하는 것은 더 나쁘다.” 고 하면서, 여기서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공부 가르쳐 주는데 못할게 뭐 있냐!”며 아무 신경 쓸 것 없는 이곳에서 제대로 밥벌이꺼리를 준비해서 나가라며 강력하게 권유했습니다.
학교를 중퇴한 아이들에게는 검정고시를 비롯하여 웹콜마케터 자격증을 따게 하였고 우리 반에서 따야할 자격증을 다 취득하면, 이동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안양소년원에는 헤어디자인반, 피부미용반, 제과제빵반도 있으니까요)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열심히 노트에 쓰고 외우게 했습니다. 이렇게 노력한 것에는 반드시 상점으로 보상을 해 주었습니다. 더불어 책도 일주일에 한 권 정도는 읽게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놀지 않고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중학교 과정이 의무교육이 되면서 소년원에 들어오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학업연계가 되어 있습니다만, 정작 퇴원하여 학교에 복학하면 정상적으로 학교수업을 따라가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는 게 현실입니다. 이곳에서 빈둥거리며 놀다 나갔기 때문이죠.
저는 소년원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줌으로써 복학해서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주고 싶었습니다. 억지로라도 2-3개월 정도 시키니까 공부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말대꾸를 할 수 없게 했으며, 이를 통해서 하나씩 자격증이 생길 때마다 학생들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자격증을 건네받은 학부모님들은 아주 흐뭇해 하였습니다. 그것이 변변찮은 한자7급 자격증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운동을 통한 강한 체력 기르기입니다.
여자애들의 특성은 대부분 토크하기를 좋아하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운동을 시켰습니다. 특히 축구, 피구, 발야구, 그리고 배드민턴을 같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안하려고 빠져서 토크나 하던 아이들이 운동의 재미를 알면서 더 적극적으로 하자고 하였습니다. 마침 중등반 담임이 체육선생님이어서 반대항전도 자주 했는데, 그것은 학생들의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더불어 선생님의 판정에 승복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고요. 정말 축구는 남녀를 불문하는 국민스포츠였습니다.
작년에는 우리나라 여자 축구가 세계를 제패했던 해라 자연스레 여학생들도 축구를 좋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자주 하게 되었고, 평소 갈고 닦은 기량으로 올 사제체육대회 여자축구부문에서 정심학교(안양소년원)가 미평학교(청주소년원)를 물리치고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운동은 사제간•학생간의 정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주었고, 수용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좋은 활력소가 되었으며, 살빼기에 여념 없던 여학생들의 다이어트에도 효과만점이었습니다.
운동해서 신체가 건강해지니 학생들이 자신감이 생겼으며, 이는 학업성과로도 연결되었습니다. 끈기와 승부근성을 길러준 셈이죠. 아마 저를 만나 처음으로 축구했던 아이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눈비 맞으며 했던 축구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2. 생활지도
생활지도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학생들을 담임하고 있는 저의 마음가짐은 ‘진심으로 학생들을 대하자’였습니다.
학생들은 눈치가 아주 빨라 선생님이 오버하는지 안하는지, 개인감정을 섞는지 안섞는지, 차별하는지 안하는지 등을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쉽지 않았지만 제가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제가 작년 스승의 날 학생들 앞에서 읽어준 답장입니다.
#3 스승의 날에 텔레마케팅반 제자들에게
소년원 들어온 지 어언 16년, 안양원 온 지 2년 반이 되어 가는데 내 마음은 왜 이리 허하기만 하는지. 두어 달 전 텔레반을 맡아 오게 되었을 때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두 선생님과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오늘까지 탈 없이 오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구나. 그동안 좋은 선생님들 떠나보내고 새로이 우리에게 정들이기기 쉽지 않았을 텐데 믿고 잘 따라와 주어 정말 고맙구나.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잘해주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여유 있게 상담한번 못해줘 미안하구나. 앞으로는 만사 제쳐놓고서라도 여러분이 부를 때 응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마.
비록 지금은 부족하지만, 나날이 반성하고 개선하여 최선의 서비스로 여러분을 감동시켜 주고 싶구나.
몇 개월 만에 방치해둔 싸이에 들어가서 일촌 맺은 퇴원생의 홈피로 들어가 글을 등록하니 날더러 “내 인생을 변화시켜준 선생님”이라고 저장해둔 것을 보고 고맙기도 하고 또 부끄럽기도 하더구나.
어제는 우리 집 말썽꾸러기에 대해 아내와 얘기하던 중, 아내로부터 많은 충고를 받았는데 집에서 아들 하나 제대로 못 키우는 내 자신을 보면서 많은 자책을 했다네.
여러분이 생각하는 선생님은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란다. 자식교육에 일관성도 없고 아내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아. 내 최고 바람은 아내와 자식에게 존경 받는 건데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아.
이렇게 부족한 내가 여러분들을 상대로 교육하려니 좌충우돌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아. 첫인상은 무섭다고 하고, 욱하는 성질도 있고, 별명 부르고 허점이 너무 많네.이런 것 때문에 기분상한 일이 있으면 내게 꼭 말해 주기 바래.
앞으로는 따뜻하게 여러분을 대하고 싶어.
나도 인생의 정점을 넘기고 있는데, 하나님이 보내준 여러분을 잘 보살피지 못한다면 내 죄가 너무 클 것 같아. 나중에 뒷감당을 어찌할는지.......이제부터는 잘해줄께. 사랑 있는 말과 표정으로 여러분들을 대해주마.
여러분이 선생님으로 인해 행복하기를 바래.
2010. 05. 15.
내가 선생님 소릴 들을 자격이 있는지 반성하면서 ○○○
저는 2010. 4. 12. 부터 2011. 1. 16. 까지 텔레마케팅반 총괄담임 및 1반(12,13,14호실)담임을 맡았습니다. 동료 두 분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생활지도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애쓰면서 약간의 개성을 섞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신입이 오면 라이프스토리(성장사) 받았습니다.
물론 소년부나 팀즈에 기본적인 신상자료가 있지만, 이면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별도로 성장사를 받았습니다. 보통 유•초•중등기 학교생활, 주특기, 가족사, 비행계기, 친구관계, 소년원에서의 목표, 퇴원후의 계획 등 학생 인생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A4지에 분량 제한 없이 적게 했는데, 이는 학생을 이해하는데 아주 소중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험난했던 아이들의 성장사를 읽으면서 ‘지금처럼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다’는 생각이 드는 아이도 있었는데, 측은하여 잘해줘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습니다.
둘째 잘하는 것을 찾아 칭찬해 주었습니다.
신입이 오면 각종 신상자료를 꼼꼼히 읽어보고 뭘 잘했는지 봐두었다가 잘한 것을 가지고 대화해 가다 보면,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며 대화가 쉽게 풀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대화도중 자신이 잘하는 것을 칭찬해 줄 때 긴장된 눈빛이 자신감 있는 눈빛으로 변하는 것을 감지할 수도 있는데, 이른 경우 상담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나 봅니다.
셋째 먹을 것을 나누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학생들(특히 신입)을 상담할 때 따뜻한 커피나 단 과자를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면 금방 분위기가 누그러져 편안한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면 빈손으로 가지 않고 뭐라도 챙겨가서 그것을 나눠 먹으면서 조회를 하곤 했습니다. 출근할 때 제 손에든 것을 더 궁금해 하는 애들이 있을 정도니까요. 소박하지만 먹을 것을 나누는 것은 마음을 여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넷째 잠언을 하루에 한 장씩 쓰게 한 다음 일기를 적게 했습니다. 그리고 일기에는 재미있게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잠언에는 젊은이들에게 정말 유익한 교훈적 말씀들이 많이 적혀 있는데, 일례로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누워 있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 있자하면 네 가난이 강도같이 오며 네 빈곤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잠언 6:9-11)는 말씀처럼 쉬우면서도 교훈적인 내용이 많아 저절로 인성교육이 되었습니다.
이런 말씀을 하루에 1장씩 쓰고 다음 반성일기를 적게 했습니다. 말씀을 근거삼아 제대로 반성을 하게 하는 것이죠.
또 학생들의 일기에 그들 눈높이에 맞춰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그 예를 하나 소개합니다.
#4 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아침부터 학과장 안 올라가고 특훈 받았다. 와 진짜 빡세다--
오늘이 특훈 마지막 날인 사람도 있고 두 번 더 받아야 하는 애들도 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줄 알고 좋아했더만, 9•10월 달 두 달 전부 벌점과다자여서 두 번 더 받아야한다......와 진짜 미쳤다. 어떻게 그 고난을 겪어야 하나...힘들다.ㅠㅠ. 과다자여서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아 서신보고 싶다...꼭 12월 달에는 과다자 안해야지. 샘 12월 때 벌점 안 받으면 편지지 주기로 한 거 이쁜 거 주세요. 심슨 말고요, 심슨은 질립니다ㅋㅋ( 설레발ㅋㅋ)
아..엄마 이번 주에는 제발 면회 와라 응? ㅠㅠㅠ
아우..오늘 오전에 ㅋㅋ 호기심에 소화전을 눌렀다. ㅋㅋㅋ <샘 거짓말 쳐서 미안해요> 아 너무 놀랬다. 내 때매 아저씨들이 와서 수리하고 가셨다.ㅋㅋ
아 너무 웃긴다.
댓글: 일기가 온통 개판이군. 욕먹으면서 검사하려니 빡친다.
위 우○○ 학생(청주원 재원 시 징계전력 있고, 안양원 신입처우시 처우심사위원들께 불손하게 하여 교육받은 적 있으며, 반배치 후 얼마 안 되어 담임 앞에서 책을 집어던진 적이 있는 현 재학생임) 경우처럼 적대감에 금방 정붙이기 어려운 학생의 경우 그들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댓글을 달아 마음을 열게 했습니다. 본인도 나중에는 댓글 읽는 재미에 일기 쓸 맛이 난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만, 초반에 얼마나 욕을 적어 대든지......
마지막으로 퇴원소감문을 적어 발표하게 하였습니다.
저는 십 수 년 간 담임하면서 퇴원생에게 당연히 받았던 것이 퇴원소감문 이었는데 정심학교의 텔레마케팅반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것이 되었습니다.
퇴원이 확정되는 날부터 작성하게 하고 퇴원 전날 반 전체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시킵니다. 일종의 공적 약속을 하게 하는 것이죠. 재원 생들 앞에서 안 들어오겠다고 큰소리쳤으니 나가서 흔들릴 때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드는 셈이죠.
법원에서 소년원으로 처음 왔을 때부터 신입반 시절, 본방 배치 후 불안정한 시기를 지나 안정을 찾기까지 갈등과정들, 그리고 정신 차리고 각종 자격증 공부에 도전해 성취감을 맞보던 시절, 각종 개방 체험학습에 참여하며 좋은 경험을 쌓았던 시절,.......퇴원 상신 후 붙기까지 조마조마 했던 기억, 나가서 보호관찰 받으며 계획한 바를 이루겠다는 각오 등을 적어 발표하게 합니다.
처음에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시작된 퇴원소감문 발표가, 나중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고조되고 감정이 복받치면서 아이들을 울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선생님의 백 마디 말보다도 퇴원생의 소감문이 더 교육적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고참 문화 근절, 문제 및 특이학생 관리 등 언급하지 않은 생활지도 전반에 관한 사항은 생활지도 규정과 담임교사 가이드북을 참고했습니다.
이상으로 안양소년원 텔레마케팅반을 담임하면서 저 나름의 교육적 소신과 생활지도 요령을 적어보았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있을 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으며, 부족한 것이 많은 제게 분에 넘치는 선물을 안겨준 우리반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제가 현 근무지에서 학부모에게 받은 편지를 소개 올립니다.
#5 고마우신 선생님께
예쁜 분홍의 철쭉꽃이 거리를 아름답게 만들어 바라보는 이의 마음까지 밝고 환한 웃음과 행복을 줍니다. 며칠 비가 내리더니 맑고 시원함까지 줘서 마음에 청량 감을 느끼게 합니다.
수업하시랴 아이들 하나하나 세심히 신경 쓰시랴 항상 아이들을 향해 수고하시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듯이 묘사가 됩니다. 하루하루 수업하시다 보면 어느새 일주일, 한 달이 금방 지나갈 것 같습니다. 이곳에 온지도 벌써 두 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중2반이 지정되고 선생님을 만나서 ○○이의 하루하루가 변화해 가는 모습에 대견함과 의젓함과 믿음까지 생겼습니다. 이제는 엄마인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 이였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저의 놀라고, 초조하고, 긴장된 마음을 위로와 격려로 힘을 실어 주셨기에 선생님의 모습에서 저는 다시 아들을 향해 더 노력하는 엄마로 다시 서게 되었습니다.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알아가는 그리고 아이의 앞날을 한층 더 확고히 하는 참으로 귀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고봉중에서 생활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모습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제 두 번 다시는 어떠한 실수도 있을 수 없다’고 각오하는 마음을 굳게 다지는 모습이 참으로 다행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의 끈은 절대로 놓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인 저희 부부 역시도 참으로 가슴 아픈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면회 때 전국 중, 고등학교에서 일제히 중간고사를 며칠 앞두고 학원에 공부하러 가는 선생님 아드님의 이야기를 ○○이가 잠깐 말하더군요. “가방 메고 학교가고 학원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곳에 있는 너희들을 생각하실 거다. 너희 부모님들이 얼마나 마음에 걸리시겠냐 하시며 부모님을 생각나게 하셨다” 라고 말하더군요. 엄마 나도 집에 있었으면 가방 메고 학교가고 학원가고 그랬을 텐데 말이에요. 선생님의 그 말씀이 딱 제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날마다 중학생들을 보면 혼잣말로 중얼거리거나 그 아이의 모습을 뒤 돌아보고 또 보고 그렇게 지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하셨던 것은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심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아이들 사랑이 많으시다는 것 평소에도 알고 있었지만 더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변해가는 생각의 폭과 깊이가 넓어졌고 얼굴도 밝아졌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보고 뒤 돌아서서 올 때면 기쁨과 감사의 기도로 눈시울이 적셔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 이제부터 시작하는 거야’ 하며 마음을 다지며 돌아옵니다.
5월 11일에 부모교육을 받았는데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과 희생으로 키워야 함을 마음속에 새겼습니다. 교육 참으로 감사합니다. 해마다 5月을 맞이하지만 이번 5月은 ○○이와 저에게 아주 특별한 달입니다. 저희 가족의 삶에 있어서 아이의 소중함을 가슴에 담았기에 희망의 선물을 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 글로 전합니다. 아이들과 바쁜 일상 항상 건강하십시오.
2011,5,12 윤 ○○ 모 최○○(올림)
지금까지 서술한 것은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저의 작은 노력을 자랑하고 싶어서도 아닙니다. 다만, 불철주야 학생들을 위하여 노심초사 하시는 선생님들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고 싶은 심정에서 글을 올렸습니다.
별도 첨부된 제자들의 편지글 요약분을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부족한 저의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별도 첨부된 제자들 편지내용 요약 ☆☆☆
- 선생님을 통해 예수님을 알았고 축구를 알았어요.
• 선생님 덕분에 하나님을 알게 되었어요.
• 저를 전도해 주신 선생님
• 큐티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
• 선생님을 통해서 기도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 울면서 기도해주실 때 감동 먹었어요.
• 항상 성경말씀으로 답을 찾으시는 기독교 신앙인
• 잠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 축구, 큐티 못해 아쉬워요
• 선생님을 떠올리면 축구랑 교회가 생각나요
• 축구 좋아하게 된 것 감사해요
• 빗속에서 눈 속에서 축구했던 추억 잊지 못할 거에요
- 부모 된 입장에서 자식처럼 돌봐주셔서 감사해요
• 아빠(아버지) 같은 선생님
• 엄하지만 자상해서 좋아요
• 선생님 보면 저희 아빠가 떠올라요
• 선생님은 제2의 우리아빠에요
• 딸같이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 항상 웃어주고 친근하게 농담도 던져주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어 감사해요
• 밝은 얼굴로 저희를 대해주심에 감사해요
• 웃음이 많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 선생님 웃음이 기억날 거예요
• 하나하나 사소한 것 챙겨주고 믿어주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해요
• 항상 관심 가져 주시고 힘 넣어 주셔서 감사해요
• 생각해주시고 아껴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 세심한 것 까지 신경 써 주신 것에 감사해요
• 힘들 때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 맛난 것 주셔서 감사해요
- 진심으로 사람을 대해주셔서 감사해요
• 공평과 사랑으로 지도해 주심에 감사해요
• 혼내주시고 칭찬해주시고 잘못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확실히 가르쳐 주심에 감사해요
• 학생들을 이해해 주시는 선생님
• 많이 이해해 주시고 용서해 주셔서 감사해요
• 한결같은 선생님
-선생님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깨게 해주신 분
• 밖에 선생님들과 다투셨어요
• 자기 자신을 낮출 줄 알고 반성하는 멋진 선생님
• 꿈을 갖게 해주신 선생님
•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며 희망을 주신 선생님
• 알 수 없는 힘을 불어넣어주시는 선생님
• 선생님을 통해 용서하게 되었어요.
• 남들은 쉽게 할 수 없는 용서를 웃으며 해주시는 분
• 선생님 만나서 참을성 길렀어요.
• 약자의 편이 되시는 선생님
• 작은 것도 칭찬해주신 선생님
• 선생님 조회말씀이 너무 좋아요
• 좋은 책 많이 읽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 선생님 덕에 검정고시 할 생각했어요.
• 재밌는 댓글 관심 있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퇴원소감문 발표가 기억나요
• 선생님을 통해서 많이 바뀌었어요.
• 선생님과 지낸 시간이 참 행복했어요.
□ 실적
○ 2010년 BPS(문제해결과정)에 팀원으로 참여 <성폭력 가해자 치료•회복 프로그램 개발>이란 주제로 장려상 수상(주필: ○○○ 선생님)
○ 2010년 3월 신설된 텔레마케팅 교육과정의 정착에 기여
○ 사진인성교육을 담당하여 국회 사진 전시회 개최에 기여
○ 대학 합격(3명) : 강릉원주대 음대(○○○), 원광보건대학 호텔관광과(○○○),
서울종합예술대학 실용음악예술학부(○○○)
○ 신규직원 ○○○ 선생님 멘토링 담당
○ 제 19회 교정선교사도상 수상
□ 별도첨부 자료
○ 사랑의 선물들 : 141통
- 담임시절 재학생들의 편지(62통)
- 떠나올 때 편지(21통)
- 떠난 후의 편지(31통)
- 퇴원생 편지(19통)
- 특별한 편지(8통)
○ 기타 자료
- 라이프 스토리(성장사)
- 잠언 및 일기
- 퇴원소감문
- 사진인성 자료
- 대학합격증 사본
- 선교사도상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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